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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 세월 건너 영국 찾은 ‘바이외 태피스트리’…문화유산으로 잇는 프랑스·영국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09.0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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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세기 제작된 약 70m 길이 자수 작품, 1066년 노르만의 잉글랜드 정복 과정 기록
  • 런던 대영박물관서 9월 10일부터 공개, 프랑스 “양국 신뢰와 우정 보여주는 문화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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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의 대표적인 중세 문화유산 ‘바이외 태피스트리(Bayeux Tapestry)’ [사진=France Diplomatie X]

 

약 1000년 전 잉글랜드 정복의 역사를 담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중세 문화유산 ‘바이외 태피스트리(Bayeux Tapestry)’가 영국을 찾았다. 길이 약 70m에 이르는 이 작품은 오는 10일부터 런던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에서 관람객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프랑스 외교부(France Diplomatie)는 3일 공식 X 계정을 통해 바이외 태피스트리의 영국 대여 소식을 전했다. 외교부는 “거의 1000년의 역사를 지켜본, 70m에 달하는 작품이 영국해협을 건넌다”고 소개하며 이번 대여가 프랑스와 영국 사이의 신뢰와 우정을 보여주는 문화교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바이외 태피스트리는 11세기에 제작된 자수 작품이다. 이름에는 ‘태피스트리’가 붙어 있지만 일반적인 태피스트리처럼 실을 엮어 짠 것이 아니라 아마포 위에 색실로 수를 놓아 완성했다. 현재 남아 있는 작품의 길이는 약 70m에 달한다.


작품에는 노르망디 공작 윌리엄이 1066년 잉글랜드를 정복해 훗날 ‘정복왕 윌리엄(William the Conqueror)’로 불리게 되는 과정이 긴 화면을 따라 이어진다. 인물과 선박, 무기와 전투 장면은 물론 당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내용도 담겨 있어 중세 유럽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200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에 등재됐다.


평소 바이외 태피스트리는 프랑스 노르망디에 있는 바이외 태피스트리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이번 영국 대여는 박물관 개보수 기간에 맞춰 추진됐다. 작품은 지난 7월 프랑스를 출발해 영국으로 옮겨졌으며, 런던 대영박물관에서 오는 9월 10일부터 2027년 7월 11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바이외 태피스트리가 영국에서 공개된다는 점에서도 이번 전시는 의미가 있다. 작품이 다루고 있는 사건의 무대가 바로 영국이기 때문이다. 1066년 노르만의 잉글랜드 정복을 기록한 문화유산이 약 1000년의 시간을 지나 그 역사의 현장으로 건너가는 셈이다.


이번 대여는 2025년 7월 프랑스와 영국 정상 간 합의를 통해 공식화됐다. 양국은 바이외 태피스트리를 중심으로 주요 문화유산을 서로 대여하는 문화교류를 추진하기로 했다.


영국 역시 대영박물관이 소장한 문화유산을 프랑스에 대여할 예정이다. 앵글로색슨 시대를 대표하는 서튼후(Sutton Hoo) 유물과 중세 유럽의 대표적인 체스 말인 루이스 체스맨(Lewis Chessmen) 일부 등이 포함됐으며, 프랑스 루앙과 캉 등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프랑스 외교부는 문화유산의 국가 간 대여가 단순히 작품을 옮겨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중요한 문화유산을 다른 나라에 맡기는 일 자체가 양국 사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만큼 문화외교의 의미도 크다는 설명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2일 런던에서 열린 바이외 태피스트리 특별 대여 행사에 참석했다. 프랑스는 이번 전시를 양국이 오랜 시간 공유해 온 역사와 문화적 관계를 다시 살펴보는 계기로 보고 있다.


바이외 태피스트리에는 약 1000년 전 프랑스와 영국 사이에서 벌어진 정복과 전쟁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 한때 두 나라가 충돌했던 역사를 기록한 문화유산이 오늘날에는 서로의 박물관과 문화재를 나누는 교류의 매개가 됐다. 프랑스 외교부가 이번 대여를 양국의 ‘신뢰와 우정’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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