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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AI로봇 1만 5,000대 공공구매 추진…김정관 장관 “첫 번째 고객 되겠다”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10.2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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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7년 국방·소방·경찰·농업·돌봄 등 현장에 1,700여 대 우선 보급 계획
  • 기술 완성 기다리기보다 초기 시장 창출, 공공기관 책임 부담 완화와 현장 데이터 축적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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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구상중이며 정책으로 밝힌 내용을 AI로 합성해 만들 이미지 [사진=AI 생성이미지]

 

정부가 인공지능(AI) 로봇산업의 초기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 직접 구매자로 나선다. 기술이 완성된 이후 시장에 진입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공공부문이 먼저 로봇을 도입하고, 실제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8일 자신의 공식 X에 '정부가 AI로봇의 첫 번째 고객이 되려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2030년까지 AI로봇 1만 5,000대를 공공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새로운 산업은 기술 발전만으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특히 AI로봇은 현장에서 사람·사물과 상호작용하며 시행착오 속에 더 똑똑해집니다”라며 실제 사용 경험이 기술 발전의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AI로봇이 아직 완벽한 단계에 이르지 못했더라도 현장에 투입해 성능을 개선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소비자가 완성된 제품만을 기다린다면 로봇은 충분한 경험을 쌓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기술 발전과 시장 형성도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30년까지 AI로봇 1만 5,000대의 공공구매를 추진하고, 우선 2027년부터 약 1,70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주요 대상은 국방·소방·경찰 등 국민 안전과 밀접한 분야를 비롯해 농업·돌봄 등 인력 부족이 심화되는 현장, 교육·문화 분야 등이다.


정부의 이번 구상은 로봇을 단순한 자동화 설비가 아니라 실제 환경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의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로봇이나 기계장치와 결합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물리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특히 재난 현장이나 위험 작업에서는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위험한 공간에 접근하거나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안전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농업과 돌봄 분야에서도 인력 부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실제 효과는 작업 환경에 적합한 성능과 안전성이 확보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초기 수요 창출에 나선 배경에는 글로벌 로봇산업의 경쟁 심화도 자리하고 있다.


김 장관은 한국경제신문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중국이 정부와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활용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로봇산업에서는 기술 개발 속도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운영 경험을 축적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내에서도 로봇의 현장 적용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13일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반도체·자동차·조선·물류 분야에 이동형 휴머노이드 로봇 20대를 투입하는 실증사업에 특례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로봇은 반도체 부품 세척, 자동차 차체 부품 안착, 조선소 부품 적재, 물류 포장체 운반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작업을 수행하며 기술적 가능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게 된다.


그러나 정부가 완성도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로봇을 공공 예산으로 구매하는 방식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우선 로봇 도입 이후 예상보다 성능이 낮거나 오류가 발생할 경우 구매를 결정한 공공기관과 담당자가 책임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공공조달 과정에서는 예산 집행의 적정성과 성과에 대한 검증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이러한 문제를 고려해 합리적인 절차와 기준에 따라 로봇을 구매하고 활용한 경우,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담당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공공기관이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패를 무조건적인 책임 추궁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기술 개선을 위한 경험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로봇 구매 이후의 관리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정부는 단순히 몇 대의 로봇을 보급했는지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활용되고 성능이 개선됐는지를 주요 성과로 평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로봇의 작동 데이터와 오류 발생 사례, 사용자 의견 등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기술 개선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현장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는 개인정보와 산업기밀 보호, 사이버보안 등의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국방·경찰·돌봄 분야처럼 민감한 정보가 오가는 현장에서는 로봇의 안전성과 정보보호 체계가 기술 성능만큼 중요한 도입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로봇산업 육성 정책은 제조업의 AI 전환과도 연결된다. 산업통상부는 제조업 AI 전환을 뜻하는 'M.AX(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를 추진하면서 로봇과 AI 기술을 산업 현장에 확산하는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번 X 게시글에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감수하는 '미완성품 구매'는 미래 시장과 일자리를 지키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초기 시장의 구매자로 참여하는 방식은 기술 개발과 상용화 사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공공구매가 지속 가능한 산업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품의 안전성과 활용 효과, 유지관리 비용, 국내 기업의 기술 경쟁력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이번 정책의 성과는 공공부문이 얼마나 많은 로봇을 구매했는지가 아니라,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이 실제 기술 발전과 산업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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